칼럼-불황타개,뜻하지 않은 곳에서 길은 있다.

최근 동대문과 남대문을 중심으로 한 패션 도매상가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엔고 현상에 기인한 일본 보따리상들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같은 현상으로 이들 동대문과 남대문 일대 패션상가는 외화 획득의 첨병으로 등장함은 물론 극심한 국내 경기침체 상황을 타개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사실 엔고 현상에 따른 도매상가의 호황은 이미 지난해 중반 이후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는 현상이다. 일본 보따리상들은 남대문시장에서 주로 주얼리와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매해 일본에서 판매해 마진을 챙기는 방식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상품이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상품에 비해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 일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엔고 현상이 나타나자 일본의 보따리상들이 대거 우리나라로 구매선을 전환한 것이 주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었다.

그러던 것이 엔고 현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지속되면서 올들어 의류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중국이나 기타 후발 개발도상국들의 상품은 가격이 저렴한 반면, 품질에서는 일본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제품은 품질 면에서는 만족할만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이 다소 약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 상품들이 품질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온 것이다. 그런데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상품들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이를 놓칠 리 없는 일본의 보따리상들이 재빨리 우리나라로 구매선을 전환하게 됐고, 이에 따라 도매상가를 중심으로 때아닌 호황을 구가하게 됐다. 요즈음 동대문이나 남대문 쪽으로 가다보면 힘겹게 보따리를 메고 다니는 일본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현재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같은 기회를 잘 살려나간다면 우리 상품의 경쟁력은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품질력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어딘가에 수요는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불황을 타개하는 길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패션업체들은 제품의 품질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바탕 위에서 꾸준히 시장 확대를 모색하면서 불황을 극복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더욱이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한정된 국내시장에서만 수요창출을 위해 노력하...
[출처:패션저널 www.okfash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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